병영일기 14
일병진급후에 맞이하는 83년도 겨울은 모든것이 낮설기만 합니다..
1월부터 3월까진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공병대로써 임무를 배워야 하는 시기이니 늘 야전에서 훈련을 받게 되네요..
동계 혹한기 훈련과 팀스프리트 훈련을 가장 먼저 받았습니다..
산속으로 들어가 분대원들 끼리 땅을파고 탠트를 치고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꺽어와 바닥에 깔고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새벽녘에 보초를 서기위해 일어나 워커를 신으려면 신발이 얼어서 발이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겨우 겨우 발을 구겨 넣다 싶이해서 신을 신고 탠트를 걷고 나오면 코끝으로 전해오는 강원도 산골의 알싸한 겨울 바람이 눈물이 핑돌게 합니다..
보초를 서는 한시간동안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혈관까지 얼어버릴듯 하지요 ㅎㅎ
공병대의 임무중 하나가 지뢰 매설이니까
겨울철 훈련중에 지뢰를 종류별로 모두 매설해보고 터트려도 봅니다..
대전차 지뢰의 위력도 알아 봐야 하구요..꽁꽁언 겨울땅이 엄청나게 파이는 것도 보고
대인지뢰의 1M터를 상승해서 폭파하는 모습도 관찰하고
발목지뢰 크래모어 모든 지뢰종류들을 실험해 봅니다..
거기에 저는 M60부사수를 겸하고 있어 몇천발을 쏘느라 산중턱에다 혼자서 총질도 했답니다..
훈련받은 결과로 탄피를 반납해야 했었거든요 ㅎㅎ
나중엔 총열이 녹아 총이 분해가 안되어서 고생꾀나 했었구요..
동계혹한기에서 바로 팀스프리트 훈련으로 연결이 됩니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 왔습니다..원주를 지나 여주쪽으로 간것 같은데 어디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습니다..
조그만 개울을 하나두고 미군들의 막사가 있엇습니다..
문화가 다르니 신기한 것도 많았습니다..
미군이 들어와 재일먼저 만든것이 화장실입니다..
간이 화장실인데 플라스틱통을 가져다 놓고 앉는 변기릉 얹으니 간단하게 화장실이 되더군요..
우리는 땅을 파고 널판지를 얹는게 화장실인데 ㅎㅎ
미군들 화장실에서 볼일보다 우리와 눈이 마주치면 손도 흔들고 웃기도 하고 .....우리 같으면 부끄러워 고개도 못들것 같은데 ㅎㅎㅎ
그리고 가장 부러웠던것은 핼리콥터가 논가운데 앉았는데 동네 아이들이 와서 구경을 하니 헬리콥터안에 태워주기도 하고
아이들과 장난도 치며 핼기 구경을 시켜주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할것 같았거던요 ㅎㅎㅎ
부자나라는 다르기는 다르구나 생각했답니다.
부교도 놓고 경계근무도 서고...훈련을 마치고 2주만에 부대복귀를 하면서 우리중대 내무반이 2층였는데 계단 중간에 전신거울이 있었는데
2주동안 수염을 깍지 않은 내모습을 처음 보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덥수룩한수염에 아프가니스탄의 군인이 되어 있었답니다 ㅎㅎ
힘들게 겨울훈련이 지나가고 봄이 오면 이제 노가다 하러 가야됩니다..
공병대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대충 짐작들은 하시지요......
봄이되면 총대신 삽을 들어야 합니다..
가끔은 곡괭이, 톱, 망치도 잡아됩니다 ㅎㅎㅎ
봄이 옵니다..
강원도 산골짜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