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 6
무엇을 생각하는지 멍하게 앉아 있는 소도둑 상병을 뒤로 하고
어쩜 저리 멍청할까 생각하면서 위병소를 나왔습니다.
무사히 위병소를 벗어 났다는 안도감도 잠시뿐
몇중대 몇소대로 배속될지 걱정하면서
이제부터 진짜 군대생활이다 생각하니 앞이 깜깜하였습니다.
저녁이 되었습니다
아직 중대배치가 정해지지 않아서 본부중대에서 하룻밤 자게 되었습니다.
9시쯤 되니 위병서던 상병이 내무반으로 들어 왔습니다.
표정이 심각합니다.
무어라 나에게 얘길 하고 싶은데 참고 있는듯 했습니다.
혼자서 대단한 결심을 하고 있는듯 했습니다
다른 중대원들과도 말을 하지 않고 혼자서 구석에 앉아 있는것을 보고
무슨일로 저러는지 낮에 있었던 일로 고민하는 지는 생각지도 못했지요.
다른 사병들이 신병이라고 저를 괴롭히려 하면 그러지 말라고
신병 놀려 먹으면 재미있냐고 윽박지르며 저를 보호 해주곤 했습니다.
2틀뒤 2중대 3소대 6번 지뢰탐측병이라는 보직을 명받았습니다.
생전 처음 듣는 지뢰 탐측병
내주특기인 회생방 탐측병은 서류상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군대생활을 하게 될 말 많고 탈 많았던 길고긴 여정이 시작 될곳..........
처음으로 들어온 내무반
여기가 내가 3년동안 군 복무를 해야 할 곳이다...
모든것이 낯설고 어색하다.
모두들이 나만 쳐다 보는것 같다. 토끼를 잡아 먹으려는 이리 같은 눈으로
신병은 몇일동안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적응기간을 준다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내버려 두는것이 더 큰 고통이였다.
바늘 방석에 앉아서 쉬고 있는 느낌이다
바늘 방석에 앉아 눈총을 받는 느낌이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이다.
그렇게 지낸지 2틀째 되는날 저녁 내무검사준비로 모두들 바쁠때
위병소에 있던 소도둑상병이 내무반으로 들어 오는 걸 봤습니다.
손에는 돈 3,000원을 쥐고 혼자서 고민을 많이한 표정을 하고는
이젠 모든것을 네 뜻에 맞긴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는 씨~익 웃습니다.
이런일이......세상에 이런일이.....
그 이야기를 듣고 진짜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니....
그때의 내 표정이 어떠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내가 내 얼굴을 볼수 있었다면 평생잊지 못할 표정이였을텐데... ㅎㅎㅎㅎㅎ